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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즈넉한 종택에서 잘 머물고 돌아와 글을 남깁니다.

혜민이메일

 

 9월 16일 토요일. 아늑한 종택에서 잘 머물고 집으로 돌아와 감사한 마음에 방문기 아닌 방문기를 남깁니다. 종손 어른께서 종택으로 돌아오셔서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문충공의 사적을 너무나도 잘 설명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특히 박약양지 연원정맥(博約兩至 淵源正脈) 여덟 글자를 알고 퇴계 선생의 적전이 누구이신지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학봉공부터 서산공으로 돌아오는 학맥과, 파락호의 오명 속에서도 의를 행하신 참봉공의 이야기는 어떤 이야기보다도 감명 깊었습니다. 설명을 듣던 중 종손 어른의 당당한 풍채와 옥음에 전상호(殿上虎)라 불렸던 문충공의 모습이 이와 같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취기가 가시지 않아 아침 일찍 눈을 뜨지 못했는데 종손 어른께서는 도산서원선비문화원으로, 종부 어른께서는 떡을 찾으러 출타하셔 두 분께 인사도 드리지 못했습니다. 찾아뵙고자 선비문화원으로 걸음했지만 종손 어른을 만나뵙지 못해 이렇게 글로 인사를 올립니다. 이점 너그러이 양해 부탁드립니다.

 

 밤 중 종손 어른께서 근본을 물어보셨는데 취기가 올라 제대로 답을 드리지 못한 것 같아 한미한 집안이지만 간략하게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저의 본은 경주(慶州)로 경순왕의 아들 영분공(永芬公) 휘 명종(鳴鐘)을 관조로 하여 세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제 15대조는 문충공께서 초유사의 직권으로 경상좌도의병도대장(慶尙左道義兵都大將)에 임명한 월암공(月菴公) 호(虎)입니다. 임진년 노곡전투에서 순절하신 뒤 형조참판(刑曹參判)에 증직되셨고, 순조 연간에 제 5대조의 곁사돈이셨던 정헌(定軒) 이종상(李鍾祥) 선생께서 묘우상량문을 짓고 남강서원(南岡書院)에 배향하였으나 흥선대원군의 명으로 훼철되었습니다. 그 뒤 사우는 복원하지 못하고 가묘에서 불천위 제를 모시고 있으며, 5대조 승사랑숭혜전참봉(承仕郞崇惠殿參奉) 할아버지 이하 4대를 봉사하고 있습니다.

 

 친구와 저는 처음 종택이라는 공간에서 하루를 보내본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더욱이 종손 어른의 열성 담긴 말씀은 녹음해두지 못한 것이 아쉽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안내책자와 함께 내주신 책은 잘 읽고 소중히 보관하도록 하겠습니다. 야경이 멋지다는 월영교는 친구와 서로 일정이 바빠 가보지 못했지만, 말씀해주신 대로 도산서원과 퇴계종택을 거쳐 하회마을까지 잘 돌아보고 왔습니다. 안동은 가보고 싶은 곳이 많았지만 너무나 넓고 시간은 부족했었습니다. 아직 나이 어리고 차도 직장도 없어 언제 다시 안동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시간지나 다시 안동을 방문하는 날 종택으로 찾아뵙겠습니다. 환절기 감기 조심하시길 바라며 늘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2017년 9월 18일 오전 방문객 올림.